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 피세정관避世靜觀 살아가는 일이 권태롭고,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이 반복되어 의미가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피정避靜을 떠납니다. 피정은 시끄러운 세상을 피하여 깨끗하고 고요한 마음을 갖는다는 뜻의 '피세정념'(避世靜念) 또는 '피세정관'(避世靜觀) 의 준말입니다. '시끄러운 세상을 피해서 따로 고요하게 자신을 살펴보고 참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새긴다'는 뜻이지요. 성당에서 단체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우린 각자 개인이 갈 수 있는 곳을 찾아서 하루 피정, 또는 몇 박 며칠 묵으며 지낼 수 있는 수도원이나 수녀원 등을 찾아 떠납니다. 마음이 산란하고 힘들 때 떠나 고요히 머물면 내면의 나와 마주하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갈등의 해답을 얻을 수 있게도 되는 피정은 피난처가 아닌 그분의 부르심입니다... 더보기 우쿨렐레 시작한 지 얼마 되었다고 봉사까지? 노래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데 여지껏 악기를 하나도 배우질 못했어요. 한때 플루트를 배우다가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인데 입술을 타고 흐르는 땀 때문에 미끄러지는 사태로 그만두었어요. 어디에 가서 악기 하나 다룰 줄 안다고 폼 잡고 싶었는데 플루트는 그렇게 불발되었지요. 기타를 사서 배우는 중, 계단에서 굴러 왼쪽 손목에 금이 가는 바람에 못하게 되었고, 모니터 아래 있는 하모니카도 사두기만 하고 배우질 못했어요. 끈기도 부족하지만 아마도 저와는 맞지 않는 악기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작년 음악치료심리상담을 공부하다가 코드만 잡으면 노래를 할 수 있는 우쿨렐레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우쿨렐레에 대해서 알아보았죠. 우쿨렐레는 작고 귀여운 현악기로, 하와이에서 시작되었지만 뿌리는 포르투.. 더보기 장수長壽 시대, 초고령화 시대 어버이 날이 다가오는데 제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으니, 어제는 멀리 포항에 계신 또 다른 어머니를 찾아 뵈었어요. 저를 낳아주신 분은 아니지만, 배포 크신 아량으로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어머니죠. 서로 전혀 모르는 남이 가족이 되고, 가족의 어머니가 제 어머니가 되는 현실에서 시媤자가 붙으면 왜 그리 힘들어지는 관계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면 미움도 증발합니다. 적당한 관심, 적당한 연락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제 며느리에게도 가급적 전화하지 말라고 합니다. 시부모님의 안부는 의무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잘 하려고 애쓰지도 말라고 합니다. 약속할 일이 없으면 카톡이나 어떤 정보도 보내지 않습니다. 세대가 다른 젊은이들이 마음에 없는 답을 쓰려면 그것도 쉽지 않.. 더보기 와인갤러리와 백일홍 경남 사천에 자리를 잡은 지 어언 3년의 시간이 지나갔어요. 복잡하지 않은 거리와 낮은 건물들이 주는 신선함도 좋고, 조금만 나가면 남해 바다가 있어 청정함까지 얻습니다. 수십 년 도심에서 살며 바다가 그리우면 강원도 속초로 내달렸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지루해하지 말고 지금의 생활을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 경서대로 3552에 있는 와인갤러리는 인공호수인 진양호의 수위 상승 때문에 폐쇄되어 방치되어 있는 50여 년 전의 기차터널을 와인갤러리로 조성하였습니다. 와인의 저장과 숙성에 좋은 12~17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터널 갤러리의 벽에는 사천 지역의 예술인들이 수채화와 유화, 조각, 와인 아트 등 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지요. 가족이나 친구들이 오면 소개할 방문지 중의 하나.. 더보기 추억의 옛집 땡중네 황토집을 지나 저 굽은 길만 돌면 정돈되지 않은 숲아래 깊고 슬픈 사연의 또다른 황토집, 어느 봄 저는 그 사연속으로 들어갔습니다.넓은 마당 한가득 풀밭은 망초꽃 달맞이꽃 어지러이 피어나고 비를 피해 새끼 거느리고 비닐하우스에 숨어든 고양이들,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벌침 세례받았던 그날도 밤하늘 가득 별은 춤추고 하나 둘 유성도 떨어져 내렸어요.벌나비 날아들 땐 작약 과꽃 백일홍 매화꽃 잔디꽃 나리꽃 꽃이란 꽃은 다 심어주고 싶었고, 밥 주는 주인 발소리 듣고 쪼르르 올라오던 연못속의 붕어 몇마리 비실비실 자라던 매실 몇알, 사과 몇알... 햇살 좋은 여름이면 몸 말리러 나와 자갈마당에 길게 누워있던 뱀도, 해뜨면 지저귀던 이름모를 새들, 휴지 없다고 울어대는 산비둘기와 길 잘못 든 아기 고라.. 더보기 노마드족의 삶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바람이 부는 곳 분당~~ 에 터전을 잡은 지 9년 만인 이달 29일에 제2의 고향인 서울로 이사를 합니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아니 돌아가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서울로의 입성은 갑자기 이루어진 일이기도 하고 살던 곳으로 다시 가기에 좋기도 합니다. 9년 동안 분당에 살면서도 병원이며, 미장원 등 모든 생활권을 옮겨오지 못한 탓이기도 해요.딸아이는 작년에 독립해서 직장이 있는 서울로 이사를 했고, 아들은 좋은 짝 만나 결혼을 하면서 분당 집을 매매하게 되었지요. 이따금 가는 분당에 혼자 살 집을 얻었는데, 한 달에 한 번 가는 늘 비어 있는 집이 아깝기도 해서 언니네 주택의 비어 있는 방 하나를 얻어서 들어가기로 했답니다. 살아오는 동안 많은 이사를 했고, 주소도 여러번 바뀌었습.. 더보기 죽음 그 두려움 앞에서_회광반조回光返照의 시간 아버지는 위암 진단을 받고 4년 투병하시다가 간암으로 전이되어 몇 개월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위암 4기 발견이니 아버지는 수술도 하지 않겠다는 걸 딸들이 애원해서 수술을 하셨어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고 싶다. 너무 아프다." 였어요. 수술을 괜히 하셨다면서요.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허벅지 관통상을 입고도 산에서 내려와 살아나셨던 그 용기와 기적은 아버지 삶에서 단 한 번뿐이었나봅니다. 만일 그때 수술하지 않으면 1년도 못살고 죽을 거라고 위협하던 의사 선생님 덕분에 4년을 덤으로 사신 건지, 항암 치료를 받고 힘들어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버지 연세 고작 60세 중반이어서 수술을 강요한 우리들이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아버지.. 더보기 한국 아줌마 같은 에바 알머슨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늘 곁에 있지만 우리가 너무 바빠서 잊고 지낼 뿐이죠."– 에바 알머슨 1969년, 스페인 사라고사(Zaragoza) 출생인 에바 알머슨의 그림은 둥글고 단순한 얼굴, 짧은 팔과 다리, 그리고 감정이 풍부한 눈과 표정을 지니고 있어요.그래서 누구나 아, 언젠가 보았던! 하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에요. 배경은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때론 아이가 그린 듯한 동화적인 느낌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뜨개질을 좋아하는 제게 에바 알머슨의 뜨개질은 눈이 번쩍 뜨이는 제목이었어요.왜 뜨개질을 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무의미하게 있는 게 싫어서... 라고 저는 대답합니다.에바 알머슨은 삶의 모든 순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실로 자신만의.. 더보기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