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에 개봉되었던 영국 영화 플로렌스를 기억합니다. 그녀의 노래에 한참 웃기도 하고 애잔함까지 느끼도록 슬펐던 영화였습니다.
최악의 소프라노 음치였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 변호사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으로 상류층 지인들을 초대해 살롱을 열고 악극, 또는 음악을 연주했던 그녀였습니다. 음악에 대한 지대한 꿈은 많았고 재능은 부족하지만 성악을 공부합니다.
음정, 박자가 전혀 맞지않는 절대 음치인 그녀가 유명한 음악가에게 사사하며 입에 발린 칭찬을 듣고 또 그 칭찬에 스스로가 잘한다고 느꼈던 것은 바로 부가 가져다 준 착각이었습니다.
"최고입니다. 부인같은 목소리는 없습니다."
"잘했어. 황홀했어."
겸손과 진실에 눈이 머는, 이보다 달콤한 칭찬이 어디 있을까요. 결국 자신의 헛된 재능을 믿고 그녀는 카네기홀에서 연주회를 준비합니다. 외부 관객이 없는 초청된 사람들만 모인 곳에서의 연주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연주회에 참석해 혹평을 쓰고, 그 혹평이 실린 걸 알게 된 남편이 신문을 모조리 사서 없애게 됩니다.
남편의 무조건적인 사랑도 결국은 돈이 아니었을까요. 아니,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처음으로 혹독한 비평이 실린 신문을 보고 쓰러져 죽어가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노래 잘하는 꿈을 꾸며 "그래도 잘 하진 못했지만, 안 하진 않았잖아?."라고 반문합니다.
음악에의 열정과 부를 무기로 열심히 살았고, 용기내서 시도했으니 비록 무모한 열정이었다고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겠지만, 세상엔 잘하는 사람도 있고 열등한 사람도 있습니다. 못하는 데서 열정을 다했으니 그런 그녀가 최고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플로렌스는 영화에서처럼 그녀가 충격으로 죽은 게 아닌, 바람둥이 남편이 전염시킨 매독에 전염되어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등장인물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 역: 메릴 스트립.
영화의 주인공
싱클레어 베이필드 역: 휴 그랜트.
플로렌스의 남편. 플로렌스를 헌신적으로 보좌해주는 남편, 사실 밖에 젊은 정부(情婦)를 두고 밀회를 즐기고 있어요.이 사실은 플로렌스만 몰라요.
코스메 맥문 역: 사이먼 헬버그.
플로렌스의 전속 피아니스트로 고용되었고, 플로렌스의 연주회에서 반주를 해줍니다.
캐슬린 역: 레베카 퍼거슨.
베이필드의 정부. 늘 정식 아내인 플로렌스 뒷전으로 밀려나야 했기에 연애를 즐기면서도 불만이 많은 여자.
아그네스 스타크 역: 니나 아리안다.
부호 스타크 씨의 젊은 부인. 음악에 문외한으로, 플로렌스의 노래를 듣고 미친듯이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카네기 홀 공연에서는 플로렌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쥐요.
얼 윌슨 역: 크리스티안 맥케이.
뉴욕 포스트 지의 예술담당 기자. 플로렌스의 연주회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베이필드에게 접근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다 카네기 홀 공연에 참석한 후, 혹평을 써서 플로렌스에게 충격을 줍니다.
영화를 보며 눈물나게 웃었고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쓴웃음을 지으며 많은 생각을 갖게도 하는 영화 플로렌스를 보며 입에 발린 칭찬은 독이라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지난 영화지만 추천하고싶은,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돋보였던 실존인물의 실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