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늘 곁에 있지만 우리가 너무 바빠서 잊고 지낼 뿐이죠."
– 에바 알머슨
1969년, 스페인 사라고사(Zaragoza) 출생인 에바 알머슨의 그림은
둥글고 단순한 얼굴, 짧은 팔과 다리, 그리고 감정이 풍부한 눈과 표정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누구나 아, 언젠가 보았던! 하며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에요.
배경은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때론 아이가 그린 듯한 동화적인 느낌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뜨개질을 좋아하는 제게 에바 알머슨의 뜨개질은 눈이 번쩍 뜨이는 제목이었어요.
왜 뜨개질을 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무의미하게 있는 게 싫어서... 라고 저는 대답합니다.
에바 알머슨은 삶의 모든 순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실로 자신만의 특별한 옷을 지어 입으면서 살고 있는 거에요."
라고 그녀는 지혜로운 대답을 내놓습니다.
전시장에도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과 뜨개질로 연결을 해놓은 작품이 있습니다.
에바 알머슨은 2014년부터 한국에서 활발히 전시 활동을 해왔고, 우리나라의 팬층이 두텁다고 합니다.
2016년, KBS 다큐멘터리《엄마의 세상》포스터와 관련된 작업을 하면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그림 에세이집도 여러 권 출간되었어요.
《너를 봐》
《지금 이 순간을 살아》
《엄마의 말》
《나의 하루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선물》
그녀의 작품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따뜻하게 펼쳐 놓습니다.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을 돌아보게 하며,
잊고 있던 감정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한국적 정서와도 잘 맞아 한국에서 특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해요.
다소 시일이 지난 전시회였어요.
비 내리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전시회에 가기 위해 동생과 만나
즐거운 관람을 했답니다.
코로나 시기였기에 조심스럽게 거리 제한해 가며,
오랜만에 사람 모여 있는 곳에서의 해방된 그날이었지요.
모아놓은 폴더에서 사진들을 발견하고 이제야 에바 알머슨을 이곳에 풀어놓게 되었어요.
검색창에 에바 알머슨을 치면 수두룩하게 뜹니다. 하지만 제 폴더 속 에바 알머슨은
저만의 에바 알머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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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매들은 어딜 가도 쇼핑의 천재들이었어요.
아버지 엄마 산소에 찾아가도 근처의 헤이리 마을에 가서 머플러라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가 헤어지는 일과를 반복했었지요.
지금은 천재 기운이 많이 떨어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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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가게에서 산 작은 저것들은 지금도 제 책장에 꽂혀 있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문득 그리운 그녀 에바 알머슨의 전시회가 지금쯤
한국에서 열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다정한 그녀의 그림들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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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광화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