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자리를 잡은 지 어언 3년의 시간이 지나갔어요. 복잡하지 않은 거리와 낮은 건물들이 주는 신선함도 좋고, 조금만 나가면 남해 바다가 있어 청정함까지 얻습니다. 수십 년 도심에서 살며 바다가 그리우면 강원도 속초로 내달렸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지루해하지 말고 지금의 생활을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 경서대로 3552에 있는 와인갤러리는 인공호수인 진양호의 수위 상승 때문에 폐쇄되어 방치되어 있는 50여 년 전의 기차터널을 와인갤러리로 조성하였습니다.
와인의 저장과 숙성에 좋은 12~17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터널 갤러리의 벽에는 사천 지역의 예술인들이 수채화와 유화, 조각, 와인 아트 등 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지요. 가족이나 친구들이 오면 소개할 방문지 중의 하나입니다.
터널을 걸어 들어가면 카페가 있어 느긋하게 앉아 와인도 한 잔, 커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230m나 되는 길이의 벽면에는 지역 예술인들의 그림도 구경할 수 있고, 빈 와인병으로 만들어진 예쁜 아트도 볼 수가 있습니다.
지난 해엔 동생이 동료와 함께 놀러와 방문했는데 터널 입구에 작은 화톳불을 만들어놓고 고구마를 구어주더라구요. 물론 돈을 받았구요.
왜 저런 곳에서 구어 먹는 고구마는 더 맛이 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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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호일에 싼 고구마를 보더니 질색을 합니다. 좋지 않은 줄 알면서 벗겨내지 못하고 구어 먹었습니다. 참 맛있습니다. 쫀드기는 덤이라고 주시네요.
사천에는 토종 다래농장이 많아요. 그 다래를 와인으로 만들고 저장소를 찾다가 일년 연중 온도차가 일정하고 서늘한 기차터널을 이용할 생각을 하신 분 참 대단하지 않아요? 그 터널을 와인 저장소로 만들어 갤러리로 꾸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광객도 오게 하고 와인도 판매하는 일석삼조의 와인갤러리입니다.
사천에 오시면 한 번 방문할 만합니다.
와인갤러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백일홍 꽃이 와인갤러리 폴더에 들어 있어, 제가 예뻐하는 백일홍 사진을 팁으로 올립니다.
나이가 드니 세상 꽃이 다 예쁩니다. 그중 제가 제일 예뻐하는 백일홍꽃은 백일 동안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 하는데 배롱나무의 백일홍과는 다릅니다. 제 추억의 옛집 마당에 심어서 성공한 꽃은 백일홍밖에 없어요. 강인한 생명력과 꽃이 다 지어도 예쁜 백일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꽃 안에 또 꽃이 있습니다. 그래서 잎이 다 지고 쭈그러들어도 저 안의 암술 수술인 꽃을 또 볼 수가 있어요. 꽃이 다 져도 예쁜 백일홍입니다.
백일홍 꽃말은 인연과 행복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