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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서울 방배동 'Q 커피 香' 카페_장인의 커피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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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같은 곳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복잡하고 북적거리지만 제 가족의 역사가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제 삶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입니다. 이삿짐을 먼저 보내놓고 아들이 졸업한 고등학교를 일부러 지나왔습니다.

 

언제 다녔었나 싶은데 졸업한 지 22년이 지난 학교는 그대로입니다. 사진을 찍어 아들에게 보내니 킁~ 이라는 답변이 오네요.

방배역 사거리를 지나며

 

일부러 예전에 살던 동네를 지나 제가 늘 응원하고 함께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Q 커피 향 카페의 언니에게 이사 왔다고 인사하느라 제일 먼저 들렀습니다.

방배동 Q 커피 香

 

언니와의 인연은 어언 1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 때 언니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는데 바로 좋아하는 커피-숍을 차린 겁니다.

 

원두의 질과 맛, 특성을 감별하고 평가하는 자격을 갖추는 큐 그레이더 CQI(Coffee Quality Institute)의  자격증까지 갖추고 카페를 차렸는데, 장인 정신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처음과 같은 커피 맛, 처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며 지금까지유지하고 있습니다.

숙성되고 있는 로스팅한 원두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운영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최상급의 원두를 구입해서 원두의 결점두를 골라냅니다. 커다란 원두 한 봉지에서 나오는 썩은 것, 곰팡이 핀 것, 깨진 것들을 골라내면 30퍼센트 가량의 어마어마한 양을 버리게 됩니다.

 

그 썩고 곰팡이 핀 콩을 먹으면 식중독균에 중독된다는 언니의 지론으로 70퍼센트 양질의 원두만으로 직접 로스팅해서 드립을 해주는데 그 커피 맛은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아주 고급 진 커피입니다.

골라낸 결점두

 

언니 카페에 놀러온 몇몇 지인들은 고개 숙이고 커피의 결점두를 골라내는 작업을 해요. 오늘은 언니가 식사 중이어서 작업대가 없습니다.

 

저는 커피가 맞지 않아 못 마시는 사람인데 향 카페의 커피는 즐겨 마십니다. 사천에 살면서도 늘 언니의 원두를 구입해 집에서 드립해서 마시고, 남편도 저 커피만 회사에 가져가니 싼 입맛을 베려놨습니다.

메뉴를 다 찍지 못했네요. ㅠㅠ

 

이삿짐을 보내고 정산까지 하고 가자니 점심시간에 딱 걸렸어요. 언니에게 인사만 하고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어야지 했는데, 그 바쁜 시간에 제 점심을 차려주네요. 비건은 아니지만, 고기를 못 먹는 탓, 조미료 등 아무 음식이나 먹지 못하는 탓에 카페에서 밥을 해서 저렇게 차려 먹는답니다. 우리가 가면 당신의 밥을 나눠주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눔 하는 언니의 삶, 본받을 점이 참 많은 분이랍니다.

 

몇 번 사양했지만, 담백하고 양질의 식재료와 직접 만든 된장은 정말 맛있어서 바쁜 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왔어요. 그런데 저녁에 이사를 끝내고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또 식당이라며 밥 먹으러 오라고 부르네요. 뭘 먹을까 연구하고 있었는데 저녁도 또 언니가 사준 아구찜으로 든든히 먹었습니다.  

언니가 차려준 점심

 

맛있게 식사를 하고, 제가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못자는 걸 아는 언니가 요거트에 언니의 드립 커피를 부어주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아침부터 이사 준비하느라 피곤했던 몸이 사르르 녹습니다. 그런데 다 마시고 나서야 앗, 사진을 안 찍었잖아!! 빈 잔이라도 찍어 올립니다.

 

이렇게 30여 년을 머물던 고향 같은 곳의 지인들이 저를 반겨줍니다. 다시는 오지 못할 것이라고 떠난 이곳, 아침엔 낯설더니 이제야 내 집, 내 자리임을 비로소 느낍니다.

 

아드님의 큐 그레이더 자격증

 

큐 그레이더(Q Grader)는 전문적인 커피 감별사로서, 커피의 품질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국제 자격을 갖춘 전문가입니다. 이 자격은 주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커피 생두(원두)의 향미, 결점, 품질 등을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훈련받습니다.

🎓 큐 그레이더란?
정식 명칭: Q Arabica Grader (아라비카 커피에 한함), Q Robusta Grader (로부스타 커피)
인증 기관: CQI (Coffee Quality Institute) – 미국 비영리 기관
평가 기준: SC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의 커핑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함

주요 역할:
커피 생두의 품질 평가 (결점 수, 향미, 산미, 바디, 후미 등)
스페셜티 등급 판별
생산자와 로스터, 바이어 간의 커뮤니케이션 가교 역할
커피 경매나 품질 향상 프로젝트에서 심사위원 또는 컨설턴트 역할 수행

🧪 큐 그레이더가 하는 일
분야 설명
커핑(Cupping) 커피의 향미, 산미, 단맛, 쓴맛, 클린컵, 밸런스 등을 시각과 후각, 미각으로 평가
결점 평가 생두에 물리적 결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등급 부여
교육 및 컨설팅 생산자나 로스터에게 피드백 제공
국제 경매 참여 Cup of Excellence 등 커피 경매에서 심사위원 역할 수행

📋 자격 취득 방법
큐 그레이더 자격은 매우 까다롭고 전문적인 테스트를 통과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총 19개의 시험으로 구성

 

* 감각 테스트 (향미, 산미, 쓴맛, 단맛 구분)
* 삼각 테스트 (다른 커피 찾기)
* 커핑 점수 부여
* 생두 결점 평가
* 샘플 로스팅 지식

기간: 보통 5~6일 집중 코스, 유효 기간: 3년 (갱신 필요)
시험 비용: 수백만 원 수준 (국가, 기관에 따라 상이)

🌍 왜 중요한가?
커피 생산자 입장에서 품질 향상 및 공정 가격 책정에 필수/ 바이어/로스터는 고품질 커피를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 소비자에게는 향미가 뛰어난 스페셜티 커피로 연결됨

🏅 관련 자격 또는 학습 코스
SCA Coffee Skills Program (브루잉, 센서리, 그린 커피 등)
Roaster Guild Certification
CQI 커피 가이드 및 연수 과정

 

카페 앞엔 늘 향기로운 꽃나무들

 

 

참 좋은 당신/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 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

 

참 좋은 당신들이 많은 곳으로 오늘 이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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